- -열쇠와 자물쇠
난 꿈꿔요 당신의 몸속에서 유영하는 꿈을,
아무 때나 받아주지 않기에 속이 타요
하루에 딱 두 번, 출근할 때와 늦게 귀가하는 밤 스스럼없이 줘요
당신에게 들어갈 땐 절대로 급하게 굴면 안돼요
당신 몸이 열릴 수 있도록 아주 부드럽고 매끄럽게 살살 노크해야 해요
서두르면 반드시 탈이나요
너무 긴장해 나를 받아주질 못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아주 부드럽고 매끄러운 윤활제가 필요해요
또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리네요 혼자가 아니에요.
저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길 원하나 봐요
왜 이리 뜨거워지죠 숨이 가빠오네요
철커덕, 당신이 열리네요
■ 유현서 시인
1964년 원주 출생, 2010년《애지》로 등단.
시집 『당신을 다루는 법』- 2019년 문학나눔 우수도서 선정
캘리그래피 힐링 북 (공저) -「내 마음은 온통 당신생각」이 있다
강남신문 kangnam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강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