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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관문

기사승인 2022.06.14  13: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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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관문 - 오덕환

  어제까지 줄기차게 비가 오더니 오늘 아침에는 하늘이 청명한 얼굴로 파란 미소를 지으며 맑은 뭉개구름을 펼친다. 변화된 모습이 좋은 지 산새들은 하늘을 가로지르며 지저귀고 꽃은 졸음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편다.   

  이전에 서울역에 도착하면 좌측에 차가 많이 다니던 고가도로가 넓찍하고 긴 산책로인 녹색길로 바뀌었다는 서울로 7017을 친구들과 같이 걷기로 한날이다. 미국 타임지에서 꼭 방문해야 할 세계명소 100선 중 하나로 알려진 서울로 7017을 가기 위해 우리는 서울역 2번 출구에서 모여서 남대문쪽으로 걸어 갔다. 걸어가면서 한 친구가 말한다. “ 서울역 앞 고가도로 걸어 봤니?” 무엇이 그리 바쁜지 나는 서울에 산지가 41년이 되었지만 고가도로가 자동차 다니던 길에서 산책로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구경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나는 아직도 못 걸어 봤는데 오늘 걸을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좋구나.” 그랬더니 그래! 좋은 구경이 될 거야.” 하며 고가도로를 향해 우리를 인도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보니 정원으로 잘 꾸며져 있었다. “서울로 7017”이란 푯말이 보인다. 그러자 한 친구가 설명을 한다. “이곳은 1970년 만들어져 차량이 다니던 고가도로에서 201717개의 사람이 다니는 보행길로 다시 태어나 이름을 서울로 7017이라고 부르지. 서울역 고가도로(서울로7017)1970년 서울역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 도로로, 70~80년대 서울역 넘어, 남대문시장과 청파동, 만리동 봉제공장 등 상인들이 물품을 실어 나르는 중요한 도로이기도 했어. 지금은 보시다시피 수명이 다한 고가도로를 정원화시키고 인근 보행로와 고가를 잇는 역할을 하고 있지. 폭은 약 10m정도에, 길이는 1 Km 로 남대문시장과 서울역을 거쳐 만리동 광장까지 연결되어 있지.

  서울수목원 프로젝트로 약 254종유의 다양한 나무와 꽃으로 이루어진 식물동산을 만들어 고가도로를 녹색지대로 바꾼 곳이기도 하지.” 걷다 보니 장미와 난이 아름다운 꽃을 피워 눈에 띄었고 튜울립과 하트모양이 눈에 보인다. 대한민국에서만 자란다는 고유종인 미선나무도 보인다. 미선나무는 그 열매가 임금옆에서 시녀가 들고 있었던 하트모양의 부채인 미선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양한 볼 거리와 향수가 있는 이곳의 밤에는 데이트 장소로 커플들이 많이 찾아 온다고도 한다.

  다양한 나무와 꽃으로 가득 차서 무더운 여름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녹색 빛이 눈을 시원하게 하는 곳이다. 서울로 7017에서 주변을 둘러본다. 옛 서울역도 눈에 보인다. 이전에는 서민들의 교통수단이 열차와 고속버스로 단순했다. 그래서 주로 열차를 많이 활용했는데 서울로 들어오는 관문, 바로 그곳이 서울역 이었다. 중앙돔과 소첨탑 그리고 좌우 양 날개를 가진 것 같은 독특한 서울의 대표적인 르네상스식으로 지어진 건축 구조물이다. 이상의 소설 날개주인공처럼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사람을 만나는 장소로 활용하였고 서울에 올라오거나 내려갈 때 많은 사람들의 애환과 사연을 가지고 있는 곳이며 100여년을 지킨 서울의 얼굴이자 상징적 구조물이다.

  나도 이전에 서울에 올라오는 친구가 있으면 서울역 2층 서양식 레스토랑에서 만나 같이 식사를 하기도 했다. 2004년에 새 서울역사가 들어서면서 지금은 문화역 서울 284로 바뀌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옛 서울역 광장에 강우규 의사 동상이 보인다.

  일제강점기 시절 서울역 광장에서 새로 부임하는 일본 총독 사이코마코토가 마차에 타려는 순간 한 손에 폭탄을 들고 던져 당당히 맞섰던 그의 담대함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며 서대문 형무소에서 강우규 의사가 순국 직전 남긴 유시가 생각이 난다.

단두대 위에 올라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감도는 구나.

몸은 있으나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회가 없으리오.”

일제의 원흉앞에 폭탄을 던지면서 일본의 침략성을 폭로하고 민족의 분노를 대변했던 그의 용기가 오늘도 메아리 치는 것 같다. 일본 신임 총독 사이코마코토의 폭살에는 실패하였지만 일행 37명에게 부상을 입혔던 마지막 순간까지 기개를 굽히지 않고 일제의 침략성과 한국의 독립의지를 밝힌 그의 애국심과 순국의 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열차가 다니는 통로인 철길이 보인다.

   경부선과 고속철도역, 경의선과 서울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교차하는 수많은 철도가 놓여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오르내리는 대한민국의 얼과 정신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국보1호로 알려진 남대문인 숭례문과 대우빌딩(현재는 서울스퀘어)이 보인다. 처음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서울역에 도착 했을 때 눈앞에 비친 노란색깔을 띤 대우빌딩은 서울의 위용을 나에게 처음 보여준 건물이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도약의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대표적인 빌딩이었다. 밑을 바라보니 바닥의 일부가 유리창으로 되어 있는데 아래 도로로 차가 지나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곳이며 가슴 벅찬 서울입성의 추억과 꿈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한 이곳이 도심 정원이 되어 이전에 눈으로만 바라보던 고가차도가 서울로 7017으로 변환되어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시민들에게 휴식처로 잘 만들어진 곳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좀 아쉬운 점은 바닥을 콘크리트로 시공해서 더위에 콘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지열과 나무와 꽃의 화분을 콘크리트로 만든 것 그리고 사람이 다니는 보행길 상부에 내리쬐는 태양을 가리는 시설이 없다는 것인데 이는 차후 보완해야 되지 않나 하는 아쉬운 마음과 코로라 19가 하루속히 종식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남산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강남신문 kangnam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강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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