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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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버덩 달봉네 가문비나무의 길 그 숲 아래서는
봉두난발의 어지러운 생각들,
긴장을 풀고 쉬어 간다
바람도 발뒤꿈치를 들고
소리를 죽인다
봇도랑이 초록빛으로 봇물 흐르는 이곳
아까시 흰 꽃은 바라만 보아도 배부르다
궁창 아래 빗장뼈 무릎뼈도 없는 풀들이
말을 쉬고 시나브로 흔들린다
고단한 길 먼 곳을 휘돌아 예까지 와서, 석 달 열흘
건달처럼 나른하게 고봉밥만 축내도 되나
신들이 계신다는 신계마을에서
해종일 빈둥거려도 되나, 산골짝
머슴으로 사는 지상의 방 한 칸이 더 좋다
너무 높이 날지도 낮게 날지도 마라
중간 길로 가라,
가문비나무의 겸손을 무장무장 받아 적는다
<약력>
94년 『현대시학』 작품발표로 활동 시작. 한국시문학상, 서울문예상 대상, 내륙문학상, 한국꽃문학상, 2016 세종도서나눔 선정
김정민 기자 elo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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