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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길

기사승인 2018.09.10  19: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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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이나

   
 

예버덩 달봉네 가문비나무의 길 그 숲 아래서는

봉두난발의 어지러운 생각들,

긴장을 풀고 쉬어 간다

바람도 발뒤꿈치를 들고

소리를 죽인다

봇도랑이 초록빛으로 봇물 흐르는 이곳

아까시 흰 꽃은 바라만 보아도 배부르다

궁창 아래 빗장뼈 무릎뼈도 없는 풀들이

말을 쉬고 시나브로 흔들린다

고단한 길 먼 곳을 휘돌아 예까지 와서, 석 달 열흘

건달처럼 나른하게 고봉밥만 축내도 되나

신들이 계신다는 신계마을에서

해종일 빈둥거려도 되나, 산골짝

머슴으로 사는 지상의 방 한 칸이 더 좋다

너무 높이 날지도 낮게 날지도 마라

중간 길로 가라,

가문비나무의 겸손을 무장무장 받아 적는다

<약력>

94년 『현대시학』 작품발표로 활동 시작. 한국시문학상, 서울문예상 대상, 내륙문학상, 한국꽃문학상, 2016 세종도서나눔 선정

김정민 기자 eloews@naver.com

<저작권자 © 강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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