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伐草하는 아낙네
곽경립
까치 한 마리 가지 끝에 울어대니
무심한 꽃잎 땅 위로 내려앉고
청상에 과부 낫 들고 산에 올라
젊은 남편 무덤에 설은 풀 베어낸다
팔월 늦더위가 옷 사이로 파고들어
가슴에 맺힌 설움 땀으로 배어들고
바람 그리워 고개 들어 하늘 보니
흐릿한 빈 하늘에 구름만 흘러간다
저승에 어느 년이 젊은 남편 꾀어갔나
하도해도 기가 막혀 설은 정 버리려니
낫 사이로 모진 마음 풀과 함께 베어져
자식 생각 서러움이 어깨 위를 누른다.
시집
[꿈 꾸는 언덕 위에 작은 집 하나](해드림 2022)
[석양은 산마루에 머뭇 거리고](해드림 2019)
강남신문 kangnam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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