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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에 "요양병원 환자 중 코로나 감염자 받아야 하니 오는 15일까지 병원 비워달라" 공문

기사승인 2021.02.04  1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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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자들, "몸도 못 가누시는 부모님, 이동중에 돌아가실 수도 있다"

   
서울시가 보낸 공문
   
 
   
 

서울시는 지난 1일 이 병원을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하고, 오는 15일부터는 코로나 감염 환자만 입원시키도록 준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은 작년 말 요양병원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이 잇따르자 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요양병원에서 코로나에 걸린 환자들만 모아 치료하고 돌보겠다는 취지였다. 강남구립 행복요양병원도 당시 지정된 전국 11곳 중 하나다.

이 병원 환자 265명은 설을 앞두고 다급하게 다른 병실을 알아봐야 할 처지가 됐다. 환자 평균 연령은 79.8세. 60% 이상이 치매 환자이며 대부분 2년 안팎 장기 입원한 환자들로 뇌경색, 뇌출혈로 인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

이 병원 환자 보호자 200여명은 모임을 꾸리고 서울시 조치에 반대하는 시민 서명을 받고 있다. 오늘 오전에 서울시청 앞에서 2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현수막, 피켓, 호소문 낭독을 했다. 대표인 현모씨는 “최근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는데, ‘실제 인권 침해가 일어나야 개입할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져야 움직이겠다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강남구, 총리실, 국민권익위원회 등에도 진정을 넣었는데, 그나마 회신을 받은 곳은 인권위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세곡사랑연합회 권혁은 회장은 "보호자들이 기자들앞에서 '제발 우리 부모님 살려달라'고 무릎까지 꿇고 울었다."며 엄동설한에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은 바식된 입장에서 날벼락 같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환자보호자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요양병원 환자들이 코로나 환자보다 훨씬 고위험군 환자들이다. 더 위험한 ‘부모님 환자들’ 을 희생시키려 하느냐 ?
둘째, 현재 행정이 법적 절차와 과정을 위반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
셋째, 우리 환자와 보호자는 그동안 강남행복요양병원의 ‘ 우리 부모님 환자’ 에 대한 돌봄에 만족하고 있다. 이 병원은 ‘노인요양병원’ 으로 특화되어 있고 잘 운영 되고 있다.

행복요양병원 측은 “환자 중 90% 가량이 고령에 기저질환 등이 있어 혼자서는 거동하기도 힘든 상태인데,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지내는 것은 건강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밖에 없어 서울시를 최대한 설득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평균 2년 정도 병원에 장기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이라 의사, 간호사, 간병인이 환자의 세밀한 상황에 맞춰 처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을 옮길 경우 환자들은 달라진 환경에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취지다. 이런 점 등을 감안해 병원 측은 서울시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행정조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정민 기자 eloews@naver.com

<저작권자 © 강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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