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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말날 - 남길순

기사승인 2026.02.26  11: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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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를 광주리에 담은 사진이
열두 살로부터 도착했다.

늙은 새가
낳아 놓은 알 같기도 한데

코끝을 스치는
아랫목 냄새

새벽부터 순한 말을 몰고 와 잔등을 쓸며 기다리는 할머니

정월
첫말 날에 장을 담가야 맛있다는
흘려보낸 말이 살아 돌아오고

독에 소금을 풀고
달걀을 띄우고, 숯을 넣고
붉은 고추를 잠재운다.

물보다 진한 피가 삼대를 돌아오는 동안

푸른 허공에
버캐를 문 말 떼들

얼마나 뽀얀 아이들이 태어나려는지

오줌보가
곧 터질 것 같다

 

   

남길순 프로필
2012년 《시로 여는 세상》 등단.
시집 :『분홍의 시작』 『시골시인Q』 디카시집 『호텔 순천만』 출간. 

강남신문 kangnam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강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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