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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산사의 오후 _최서연

기사승인 2026.03.12  10: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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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꾹 짜면 
초록물이 흐를 것 같은 길을 

긴 더듬이로 뻗어 오른다.

고사하는 가지를 옮겨 심었다는
납월홍매 ⃰의 꽃자리는 사라지고
풍경소리 물드는 잎새 사이로 
연산홍이 소신공양을 한다.

두 손바닥을 모으고 돌아서는데 

목구멍보다 더 큰 걸 삼키는 소리를 내며
목어가 가슴으로 들어온다.

목줄을 뜯으며 흘러가는 소리가
오목가슴에 꽃을 피우는,
낮잠 주무시던 부처님이 슬며시 눈뜨는,
산사의 오후

 

   

최서연 
2014년 계간 리토피아 신인상 수상. 
시집: [물은 맨살로 흐른다] [흩어지면 더 빛나는 것들]


강남신문 kangnam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강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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