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조 - 뿌리깊은박물관에서
돌을 파내어 만든 물그릇
뿌리깊은박물관에서 보았다
야외전시장 잔디마당에
하늘을 속에 품고
청청한 빛 담은 채 놓여있다
고요의 순간에 놓여있기까지
햇볕과 구름과 바람이
저 속을 얼마나 파고 들었을까
본디 단단한 속내를 긁어내기 위해
정과 망치로 두드린 순간마다
저 굳은 심지들은 어디로 튀었을까
쩡 하는 불꽃에
한 조각 마음이,
쩡 하고 내리칠 때
수없이 불꽃을 살랐겠지
사르고 또 사르며
속내를 파고들었겠지
오늘 아침엔
고요히 비가 내린다
내일은
작은 연 잎 몇 개
둥글디 둥근 하늘에 뜰 것이다
![]() |
박광영
계간《시와정신》 등단 (2014)
시집 『그리운 만큼의 거리』(2018), 『발자국 사이로 빠져나가는 시간』(2022)
산문집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2021)
강남신문 kangnam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강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