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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석조 - 뿌리깊은박물관에서_박광영

기사승인 2026.01.15  15: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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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 - 뿌리깊은박물관에서

돌을 파내어 만든 물그릇
뿌리깊은박물관에서 보았다

야외전시장 잔디마당에 

하늘을 속에 품고 
청청한 빛 담은 채 놓여있다

고요의 순간에 놓여있기까지 
햇볕과 구름과 바람이 
저 속을 얼마나 파고 들었을까

본디 단단한 속내를 긁어내기 위해
정과 망치로 두드린 순간마다
저 굳은 심지들은 어디로 튀었을까

쩡 하는 불꽃에 
한 조각 마음이, 
쩡 하고 내리칠 때 

그 모퉁이마다 상처가 돋았겠지
수없이 불꽃을 살랐겠지
사르고 또 사르며 
속내를 파고들었겠지

오늘 아침엔 
고요히 비가 내린다

내일은
작은 연 잎 몇 개 
둥글디 둥근 하늘에 뜰 것이다

   

박광영
계간《시와정신》 등단 (2014)
시집 『그리운 만큼의 거리』(2018), 『
발자국 사이로 빠져나가는 시간』(2022)
산문집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2021)

 


강남신문 kangnam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강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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